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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판결 이후 대체의학 허용 여론 대세
복지부 “무자격자 시술 제도권 수용방안 추진” … 한의계 반발속 국민정서도 복지부 편 지난달 29일 헌법재판소가 대체의학(의료행위) 금지 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에도 헌재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조항에 대해 5번이나 합헌결정을 내렸으나, 이번 합헌 판결은 기존의 결정과 그 의미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재판관 9명 가운데, 합헌(4명)보다 위헌(5명)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헌결정이 난 것은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 위헌 결정이 나기 위해서는 재판관 3분의 2 이상이 일치한 의견을 내야한다. 결과적으로 의사면허 없이 침과 뜸 등을 놓는 의료행위를 금지한 현행 의료법은 위헌이라는 의견이 많았음에도 합헌 결정이 내려지는 모순된 결과를 도출한 셈이다. ◆ 헌재결정, ‘대체의학 허용하라’? 하지만 이번 결정은 기존 결정에 견주어 크게 진일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체의학을 허용해야한다는 여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헌재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는 국민 보건에 위험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무면허 의료를 전면 금지한 것은 정당하다”면서도 “환자의 치료법은 환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 국가가 간섭할 수 없다”고 보충의견을 냄으로써, 법적인 보완 필요성을 강하게 제시했다. 이는 기존의 결정에 비하면 가히 혁명적인 내용으로, 대체의학을 금지한 현행 의료법이 사실상 위헌이라는 것에 가까운 판결을 한 셈이다. ◆ 합헌 판결 재판관도 “대체의학 제도화해야” 의견 더욱이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1명도 “헌법에 명시 된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서 국가는 연구와 검증을 통해 대체의학을 제도화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혀, 복지부나 국회의원 등 관련 기관이 그동안 한의계의 반발로 눈치를 보았던 대체의학법안 추진에 명분을 심어주었다. 지난해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존엄사와 안락사 논란처럼, 대체의학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인지 논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의계는 헌재의 대체의학금지 합헌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전체 재판관의 과반이 넘는 5명이 위헌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기존 결정과 크게 다른 이번 판결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헌재 결정 이후 연이어 나온 보도자료와 성명이 이를 잘 말해준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헌재 결정 당일인 지난달 29일 보도자료에서 “무면허 침·뜸시술 금지에 대한 합헌 판결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30일 성명에서는 “5명의 재판관이 위헌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하여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 한의사협회, 헌재 결정에 ‘충격’ 나아가 일요일인 어제(1일) 성명에서는 ‘침·뜸 시술행위의 위험성이나 부작용이 적어 정규의 의료인만이 시술토록 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의 위헌의견과 관련, “한방의료의 전문성과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 부족때문”이라며 재판관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국민정서는 한의계의 이러한 반발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한의사 역시, 국민건강의 본질적 문제보다, 제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제주자연치유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1일 성명에서 “비록 아쉽게 합헌 판결이 나긴 했으나, 헌재 판결은 사실상 침구사 제도 부활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는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4월6일 “자연치유학과의 대학 설립 추진 및 침구사 제도 신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과 시차는 있지만,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 제주 시민단체, 한의계 기득권 수호 강하게 비판 시민모임은 “지난 40여 년 간, 침구사 제도화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12회에 걸쳐 국회에 제출됐으나 한의협 등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며 “한의사만이 침뜸시술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한의협의 낡은 주장은 국민의 건강권이 아닌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체의학 논란의 발단이 됐던 침·뜸 시술의 대가 김남수옹도 헌재 판결 당일인 지난달 29일 “침·뜸이 사람을 죽였다거나 불구자로 만들었거나, 환자의 돈을 착취했다면 모르겠지만 침·뜸에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인간의 생명을 돈벌이로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인간의 생명 존엄성보다 면허위주 의료행위만을 허용하고 있는 현행 제도를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그는 “허준이 면허가 있어서 명의가 될 수 있었느냐. 시대는 바뀌었지만 생명과 자연을 존중하는 사상은 영원불변의 진리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 복지부, 대체의학 제도화 시사 이같은 사회분위기를 반영하 듯 보건복지부는 즉각 대체의학 제도화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재판관의 합헌 및 위헌의견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련 단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침구사 시술행위의 제도화 도입 여부를 전반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자격자들의 시술에 대해서는 계속 단속하겠지만, 이들을 제도권으로 수용하는 방안 등 현실적인 대책도 함께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한의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에서 추진했던 대체의학 법안 마련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대체의학 허용여론이 대세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헬스코리아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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